에이스침대 기업분석

에이스침대에 관심을 가지게된건 '침대는 누워보고 사야겠다'라는 생각때문이었다. 나는 혼자 자취하던 시절에는 '지누스'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침대 매장들을 둘러볼수록 확실히 '에이스침대'가 매장이 너무 좋았다. 마치 에이스침대 매장이 명품매장이라면 지누스는 그냥 편집샵 같은 느낌이었다. 직원들의 질이나 응대도 굉장히 차이가 났지만 그래도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지누스를 프리미엄 베드를 구매했다.

하지만 결과는 더 처참했는데 진짜 모욕적인 수준의 배송을 받았다. 지누스침대는 택배로만 물건을 팔다보니 배송기사조차도 그냥 용달기사를 불렀다. 너무 형편없었다. 내가 낸 돈이 얼마인데.. 이때부터 에이스침대에 관심이 생겼던것같다.

국내 침대 시장 1위 업체 에이스침대가 중국법인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다.

우선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거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온다. 수출은 거의 없다. 99.9%가 국내에서 발생한다. 반면 지누스의 해외매출 비중은 95.3%다. 정말 극단적인 차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중국사업을 확장했지만 큰 결실이 없자 사업을 깔끔하게 접고 나왔다.

한때 코로나 수혜주


코로나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사가 본격화되자 6만 7천원을 찍은적이있다. 지금은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다소 시들해진 경향이 있지만 나는 향후 아파트 가격의 변동성이 굉장히 클 것이고 사람들이 '넓고 좋은 집'보다는 '작은 집'을 선호하고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할것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업황을 좋게보고있다. 그리고 이 고리타분한 침대야말로 지루한 분야이다.

실적은 어떨까

연도매출액 (억원)영업이익 (억원)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 (억원)
2024/123,25966220.31%659
2023/123,06457018.60%514
2022/123,46265318.86%544
2021/123,46376722.15%638
2020/122,89449317.04%493

영업이익과 매출은 거의 일정하고 큰 변화가 없다. ROE는 8~10으로 제조업치고 굉장히 높은편이고 금리가 올라가는대도 차입이 없어서인지 오히려 ROE가 늘어나면서 자본효율성이 개선되었다. 게다가 부채가 10%도 안되는 기업이다보니 ROA와 ROE의 차이가 큰 차이가 없어 아쉬운부분은 있다. 이 부분은 아래에 후술!

아쉬운 자본효율성

연도유동자산 (억원)비유동자산 (억원)자산총계 (억원)유동부채 (억원)
2024/121,8305,9937,824720
2023/121,4535,7137,166606
2022/121,5975,2576,854662
2021/121,3555,0706,425724
2020/121,0024,7565,759495

시가총액 대비해서 자산이 굉장히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현금성 자산은 471억 투자부동산은 674억이다. 5월 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817억에 비해서 굉장히 자산이 많은 상태이고 PER은 4.27 PBR은 0.38이다. 현금성 자산과 투자부동산만 빼면 주당순이익은 더 증가한다. 게다가 투자부동산은 대리점을 위해 저렴한 월세로 임대를 한다고한다. 1

회사의 이익잉여금이 6,686억이고 그 중 임의적립금이 5,861억에 이를만큼 굉장히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있는데 차입이 없다보니 재무 레버리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있고 법인세로 다 나가고있다. 배당성향도 21%로 높은편이 아니지만 주가대비 배당수익률은 5.71%라서 매우 높은편이다. 분명 배당성향을 올려서 주가를 부양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향후 사업전망이 나빠도 배당을 지속할 여력은 충분하다.

주주가치를 실현하고있는가?

에이스침대의 특이한점은 주주환원을 하고싶어도 하기가 힘들다는점이다. 오너일가가 80%를 들고있고 에이스침대가 자사주를 5% 들고있으면 85%이다. 2022년엔 유통주식비율이 1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오히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2023년에 임원들의 연봉등으로 80억 가까이를 지불했는데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수치였다. 하지만 찾아보니 창업주 안유수 회장의 사장으로 인한 일시적 퇴직금 65억이 발생했고 이후로 5억 이상의 보수를 받는 임원은 없었다.

2023년에 대표 일가의 특수관계법인 아트레와의 거래가 전체 매입의 20%에 달할만큼 과도했으나 2024년부터 그런 일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고배당잔치를 한다고 욕하지만 사실 소액주주 지분율이 낮으니까 당연히 오너일가가 더 많이 가져가는게 당연하다. 그게 자본주의다. 심지어 오너일가는 오히려 더 적은 금액을 가져가는 차등배당을한다.

왜 상장폐지를 하지 않을까

에이스침대 입장에서는 상장폐지를 하는게 훨씬 유리하다. 어차피 소액주주 지분율도 낮고 차등배당까지 하면서 외부 이미지를 신경쓰고있는데말이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것도 아니고 더이상의 자사주매입도 불가능한 회사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경영권 승계라고본다.

에이스침대의 공정가치로 증여세를 내면 굉장히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PBR보다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는 상장주식을 증여하면 상당히 절세를 할 수 있다. 2023년 장남과 차남에서 2%씩 증여를 했고 지금도 경영승계과정에있다. 정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형이다. 2023년부터 장남이 회사에 합류하였고 대표가 8년안에 은퇴를한다고 한만큼 이 승계과정이 끝날때까지 주가가 엄청나게 뛰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장기투자자라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는 기간이다. 그래서 태어날 딸아이의 주식통장에 에이스침대를 사기로했다.

기타사항

  • 완전자회사 썰타코리아는 2020년 인수한이래 계속 적자만 누적되고있다. 지누스 포지션을 잡기위해 매트릭스 전문 회사를 만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잘 안되는것같다.
  • 경쟁사 시몬스 침대와는 형제지간이다.
  • 스포츠토토의 지분율 35%를 가지고있는 최대주주다. 다만 스포츠토토는 계속 적자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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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2940741